세상엔 정해진 성공이나 실패도 없다고 하지만, 페어리하우스(Fairyhouse) 경마장에 복귀한 여왕마 허니서클(Honeysuckle)이 화려한 경력에 처음으로 실패를 경험했다.
기수 레이첼 블랙모어(Rachael Blackmore)와 허니서클은 지난 바 원 해튼스 그레이스 허들(Bar One Hatton's Grace Hurdle) 경주에서 영광스러운 4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다른 두 마리의 경주마에게 상위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주에서는 기수 잭 케네디(Jack Kennedy)가 기승한 티후푸(Teahupoo)와 기수 폴 타운엔드(Paul Townend)와 함께 호흡을 맞춘 클래시컬드림(Klassical Dream)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바깥쪽에서 달리던 허니서클은 마지막 허들 근처에서 그 두 경주마에게 선두를 빼앗겼고, 이어서 그 틈새를 공략하려 했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놀라운 기승 실력과 함께 뛰어난 경주력을 선보인 케네디는 티후푸와 뛰어난 속보로 결승선에서 50야드를 남기고 클래시컬드림을 목차로 앞질렀다. 이는 그와 마주 고든 엘리엇(Gordon Elliott)에게 멋진 날을 선사한 승리로 기록됐지만, 경마팬들에게 이는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페어리하우스의 여왕이 패배했고, 이 사실에 충격받은 당시 7,444명의 관중들 사이에서 오랜 침묵이 흘렀다. 그 누구도 이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몇 년 전 페어리하우스 경마장에서의 데뷔 무대를 시작으로 허니서클은 계속해서 완벽한 연승을 거둬왔지만, 17번째 경주에서 허무하게 그 끝을 보이고 말았다. 경기 당시 춥고 습한 겨울의 오후는 주로의 상태를 더욱더 불량하게 만들었지만, 이는 과거에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이미 오랜 시간 왕좌의 자리를 지켜온 허니서클은 이번 경주에서도 그 위엄을 뽐내며 자신 있게 나섰지만, 결국 그 자리를 내어주며 기수 블랙모어와 그의 조교사 헨리 드 브롬헤드(Henry de Bromhead) 모두에게 패배의 쓰라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