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9일 토요일 서울경마 제1경주 국5등급 1200M 별정A 루키전에 출전한 스터닝펄이 외곽주행의 불리함을 딛고 신랄한 발걸음으로 질주, 후미와 7마신 차이를 벌리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스터닝펄은 두 번째 인기로 출전했다. 아이엠고가 1.7배로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고, 세 번째 인기는 그레이스루트였다. 그 세 두를 제외한 나머지 마필들은 단승식 인기가 순위권 밖인 것으로 여겨졌다.
경주마들의 출발은 모두 고른 편이었다. 그중 아이엠고, 위너글로리, 비케이러브의 출발이 두드러졌다. 스터닝펄은 한 발짝 뒤 외곽에 자리했다. 위너글로리가 고개를 들며 불편함을 표시했고, 탄력이 살짝 줄어들며 외곽에서 치고 들어온 스위치루트와 함께 경주는 4두의 경합 속에서 곡선주로에 접어들었다.
스위치루트는 외곽에서 후미로 빠지며 안쪽 주로에 자리 잡았다. 선두는 여전히 아이엠고, 비케이러브, 스터닝펄이었으나, 직선주로에 접어들자마자 아이엠고의 탄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때부터 스터닝펄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스터닝펄이 최적의 리듬 속에서 달리고 있음을 직감한 김동수 기수는 순식간에 그 리듬에 몸을 맡기며 고삐를 밀어붙였다. 별다른 채찍 독려는 크게 필요치 않았으며, 비케이러브가 그 뒤를 쫓았으나 이미 7마신의 차이가 벌어진 후였다.
스터닝펄은 2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기록은 이전 경주와 비교해서 단 0.3초를 줄였을 뿐이지만, 여기서 스터닝펄의 혈통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스터닝펄은 한센과 벤트온글로리의 혈통을 물려받았다. 벤트온글로리는 스터닝펄 이전에 3두의 암말을 배출했는데, 그들 모두 단거리에서 주로 활약하며 뚜렷한 성적을 전적에 새겼다. 그중 한 두만이 한 번의 2000M 경주에서 4위로 입상한 바 있다.
하지만 벤트온글로리는 그 자마들이 단거리에서 주로 빛을 발한다고 여겨지는 한센과 교배되어 스터닝펄을 수태했다. 과연 그 자마들이 단거리에서 활약을 펼친 두 혈통의 시너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