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토요일 서울경마 제11경주에 출전한 은파사랑이 코리안더비(G1) 우승 이후 반년 만에 첫 우승을, 그것도 2000M 우승을 거머쥐며 경마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경주 초반 전개는 대사리와 스피드원의 선두경합으로 시작되었다. 외곽에서 출발한 은파사랑은 비교적 쉽게 마군의 후미에 자리잡을 수 있었고, 게이트 중단에서 출발한 지구라트도 마찬가지였다. 마군은 선두와 중단으로 나뉘었고, 초반 곡선주로 페이스가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마군이 길게 늘어졌다.
스피드원과 함께 선두를 유지하던 대사리는 계속된 선두경합 때문에 일찍 체력을 소진하였고, 곧 후미로 밀려나며 후미의 주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그때 은파사랑이 선두와의 거리를 줄였고, 지구라트도 승부수를 띄우며 마지막 곡선주로를 통과했다.
스피드원이 계속해서 선두에 섰지만, 곧 판도는 은파사랑과 지구라트의 뒷심 싸움으로 변했다. 두 마필은 결승선 300M 지점부터 경합을 시작했고, 150M 지점에서 접전을 일으켰으며, 50M를 남기고 마지막 투지와 근성을 불태웠다. 그리고 보라색 모자가 결승선의 스포트라이트를 통과했다. 은파사랑의 우승이었다.
은파사랑은 한센과 아침사랑의 자마로, 장거리에 출전한 바 있는 아침사랑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마 아침사랑도 1900M 우승이 최장거리였고, 은성위너, 아침함성 등의 형제마들이 장거리에 도전했지만 2000M의 벽을 넘어서는 경우는 없었다.
혈통의 족쇄를 끊어낸 은파사랑의 새 파트너로서 유승완 기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라라케이, 어디가나, 실버울프 등 추입과 선입 마필로 유의미한 성적을 낸 바 있는 기수다.
또한 은파사랑과 함께 코리안더비(G1)에 출전했던 지구라트도 2000M의 경주에서 투지를 불태우며 준우승에 자리했다. 그것은 목 차이의 미미하지만 뚜렷한 차이였으며 앞으로 이어질 장거리 경주에서의 새로운 라이벌리 형성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