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피케이는 단승 7.1배의 네 번째 인기로 출전했다. 루키 스테이크스@서울 특별경주에서 3위에 자리한 리얼딜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문화일보배(L) 우승마 실버레인은 다섯 번째 인기에 자리했다. 실버레인은 예시장에서 몸부림치며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출발직후 실버레인이 가장 앞으로 치고나갔고, 리얼딜, 블러싱로즈, 걸작시대가 선두그룹을 함께 형성했다. 1펄롱까지 13.3초라는 빠른 페이스로 경주가 시작됐다. 캡틴피케이는 최외곽에서 출발하였으나 곡선주로 진입 직전 아슬아슬하게 마군 최후미에 합류하며 외곽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곡선주로에 들어서면서 실버레인은 단독선두로 부상했고, 캡틴피케이는 외곽 핸디캡을 발판 삼아 선두와의 차이를 서서히 줄여나가며 중위권에 자리했다. 실버레인의 선행을 따르던 4두의 마필들이 마치 단단한 벽처럼 캡틴피케이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 등에 오른 김정준 기수는 한순간의 틈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추진하며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다시 자리잡았다.
선두를 유지하던 실버레인 바로 뒤편에서 주력을 유지하던 캡틴피케이는 김정준 기수가 안쪽으로 끌어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뒷심을 발휘하며 선두를 가로챘고, 블러싱로즈 또한 같은 타이밍에 앞으로 나서며 실버레인을 지나쳤다.
하지만 실버레인과 블러싱로즈는 캡틴피케이의 추입을 막지 못했다. 그 모습은 빠른 선행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은 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6연승을 거머쥐었던, 캡틴피케이의 모마 피케이파티의 17 농협중앙회장배(L)의 것과는 달랐다. 모래 주로 위의 그 누구보다 치열했고, 누구보다 격렬했다. 캡틴피케이는 1분 13.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번째 대상특별경주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번 경주에서 캡틴피케이의 혈통적 행보와 더불어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작년 라라케이 또한 루키 스테이크스@서울 우승 이후 농협중앙회장배(L)의 우승을 거머쥐었고, 캡틴피케이와 같은 서울 40조 송문길 조교사의 마방 소속이라는 것과, 두 마필 모두 회색마라는 것이다. 이런 필연은 쌓일수록 역사가 되고, 한국경마의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