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작 조금 전부터 트랙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다습 주로에서 주말 마지막 경주가 시작됐다. 선행 공략이 비교적 수월한 안쪽 주로에서 출발한 말들을 제치고 나올스나이퍼와 문세영 기수가 재빠르게 선두를 선점하였으며 가장 많은 기대를 받으며 경주에 나선 강풍마와 조재로 기수는 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백 스트레치에 들어서자 글로벌영웅과 김용근 기수, 히든삭스와 김옥성 기수가 강풍마를 앞서며 후미 경쟁권을 형성하였으며 곡선 주로에 진입할 때 강풍마의 앞을 가로막은 네 마필의 모습은 마치 길게 이어선 벽처럼 불어오는 강풍을 막아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코너를 벗어날 때조차도 선두 페이스는 여전히 나올스나이퍼가 주도했다. 직선주로에 접어들어 나올스나이퍼가 크게 격차를 벌려 단독 선두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결승선까지 단 200m만을 남기고 있을 때 강풍마가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라이벌들의 사이를 뚫고 질주했다.
결승선을 단 50m만 남기고 있었을 때 강풍마는 어떤 라이벌도 따라올 수 없는 탄력을 선보이며 나올스나이퍼를 추격했고 그 뒤를 마이티뉴와 씨씨웡 기수가 전력질주로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은 끈기 있는 발걸음으로 선두의 자리를 지킨 나올스나이퍼였다. 한 번 더 휘몰아치는 탄력을 선보인 강풍마는 목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 뒤를 따른 건 마이티뉴, 또 다른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티즈바로우즈, 그리고 히든삭스였다.
이번 우승으로 나올스나이퍼는 통산 18전 9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라이벌 글로벌히트와 스테이어 3관왕의 청담도끼를 배출한 투아너앤드서브의 혈통을 이어받은 만큼 이번 경주 이후로 예비등록한 2000m 대상경주인 KRA컵 클래식(G2)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강풍마는 2등급 마필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의 스테이어들을 제치고 4마신 차이로 준우승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만큼 앞으로의 스테이어 경주에서 활약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마필이다. 강풍마는 경주 후 레이팅이 77에서 83으로 상승하며 당당히 1등급의 궤도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