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5일) 애스콧 너바나 스파 1965 체이스(Nirvana Spa 1965 Chase) 경주에서 강력 마필이었던 시슈킨이 출전을 거부함에 따라 픽도리(Pic D'Orhy)가 비교적 수월하게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6회 그레이드 1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시슈킨은 경주 직전 사전 배당 8-13을 받으며 인기 1위마에 올라 눈길을 끌었으며, 시즌 데뷔전을 앞두고 있었다. 니키 헨더슨(Nicky Henderson) 조교사의 시슈킨은 니코 드 보인빌(Nico de Boinville) 기수와 함께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아예 게이트 출발 자체가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슈킨과 픽도리는 이미 지난 2월 애스콧 체이스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데, 시슈킨이 무려 16마신 차 압승 기록을 세웠었다.
하지만 9개월 후 픽도리가 예상치 못한 선전을 했고, 이에 헨더슨은 "어떤 것도 말해주기 어렵다. 니코도 완전히 어둠 속에 있다. 시슈킨은 꽤 변덕스러운 캐릭터이긴 했지만 한 번도 출전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 오늘 그저 기분이 좋았으며, 움직일 생각이 아예 없었다. 그가 평소대로 했었더라면, 우승했을지도 모른다. 시슈킨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내가 제일 걱정 되는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될까봐 두렵다"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시슈킨의 부재는 최종 우승마인 픽도리에게 호재였으며, 픽도리에 기승했던 해리 콥든(Harry Cobden) 기수는 "오늘 우리 픽도리가 해내서 정말 기쁘다. 약간의 아쉬움은 시슈킨의 출전 포기로 재대결이 무산된 것이다. 예상만큼 빠르지는 않았으나, 그의 컨디션이 뛰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트로우팬잭(Straw Fan Jack)의 간섭으로 자칫 위험할 뻔하기도 했다. 픽도리는 과거 오늘 경주보다도 훨씬 뛰어났었다. 그동안에 발전을 이루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번 우승에 힘입은 픽도리는 킹 조지(King George) 경주 사전 배당 20-1에서 14-1로 재책정됐다. 폴 니콜스(Paul Nicholls) 조교사가 훈련한 픽도리는 작년 우승마인 브레이브맨스게임(Bravemansgame)을 상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뜻밖의 선전을 보였던 픽도리가 킹 조지 경주에서도 연승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