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초반 페이스는 스프린터 벌마의스타가 주도했다. 첫 펄롱 통과 기록은 13.3초로, 이는 코리아 스프린트(G1)와 단 0.2초밖에 차이 나지 않는 기록이었다. 안쪽 게이트를 받은 글로벌히트는 여유롭게 뒤를 쫓았고, 블랙맘바와 컴플리트레벨, 나올스나이퍼가 함께 코너를 돌았다.
벌마의스타의 단독 선두 전개와 함께 선두그룹 5두가 뭉치며 곡선주로를 통과했고, 뒷 직선주로에서도 선두에 도전하는 마필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1200M 지점을 1분 15.8초의 빠른 페이스로 통과했을 때, 최외곽에서 경주를 전개하던 스피드영이 이른 승부수를 띄우며 선두그룹에 파고들었고, 벌마의스타는 탄력이 주춤하며 스테이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마침내 결승선을 향하는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서울 스테이어의 신흥강자 나올스나이퍼와 마일 레코더 스피드영이 경합을 벌이기 시작했다. 글로벌히트가 안쪽에서 가세하면서 한 순간 세 마필이 일직선에 서는 듯했으나, 글로벌히트의 다리에는 아직 힘이 빠지지 않았고 순식간에 탄력을 받아 나아갔다. 나올스나이퍼와 스피드영이 쫓지 못한 그 발걸음은 과연 최강자 글로벌히트의 것이었고 여제 김혜선의 발자취였다.
나올스나이퍼와 김용근 기수는 5마신의 차이로 준우승을, 스피드영과 이효식 기수는 반 마신의 차로 3위에, 4세마들과 함께 인기를 모았던 석세스백파와 유현명 기수는 4위에 자리했다. 초반 빠른 기세로 페이스를 선두 하던 벌마의스타에겐 왼쪽 앞다리에 골절과 인대염이 확인되었다.
글로벌히트는 2000M의 거리를 2분 5.9초만에 주파했다. 이는 라이벌로 여겨졌던 작년 우승마 위너스맨이 기록한 2분 5.1초에 가까운 기록이었다. 그랜드슬래머 위너스맨이 은퇴한 지금, 대한민국 역사의 새로운 획을 그어나가는 것은 역시 글로벌히트라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프리미어 시리즈는 12월 1일에 있는 그랑프리뿐이다. 해당 경주엔 국산 외산 관계없이 3세 이상의 경주마들이 연도 최강마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이는 글로벌히트의 또 다른 라이벌, 스테이어 3관 달성을 저지한 외산 1등급마 투혼의반석과의 재대결을 의미한다. 진정 경마 팬이라면, 당연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