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경주마 2호 '불굴의 경주마' 백광, 21세의 마령으로 숨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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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2024.10.07.11:04기사입력 2024.10.07.20:05

지난 9월 30일 월요일, 경주마와 종마 생활 은퇴 후 명예 경주마 2호로 선정되어 안성팜랜드에서 여생을 보내던 백광이 건강 악화로 숨을 거두며 故이수홍 마주의 곁으로 떠났다.

2003년 3월 19일, 더그룸이즈레드(THE GROOM IS RED)와 그레이크레스트(GREY CREST) 사이에서 태어난 백광은 2005년 처음으로 서울 경마공원에 발을 들였다. 데뷔전부터 추입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3위에 자리했고, 두 번의 준우승을 거두며 우승과 입상을 이어갔다.

백광은 3세마 시절 문화일보배와 동아일보배, 그리고 농림부장관배(G2)에서 우승했고, 4세 시절 초반까지 3연승을 이어가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염좌와 계인대염으로 휴양과 복귀를 반복하였으나, 5세 시절 복귀하여 출전한 뚝섬배(G3)에서 준우승에 자리하며 추입마의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백광에게 찾아온 것은 만성적인 것으로, 경주마 일생을 괴롭혔던 계인대염의 재발이었다. 故이수홍 마주는 백광에게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기로 마음먹었고, 이는 한국경마 역사상 최초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에 줄기세포치료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단계의 치료와 같았지만, 놀랍게도 백광은 줄기세포치료를 통해 부상을 극복하며 복귀에 성공했다.

명예 경주마 2호 '불굴의 경주마' 백광, 21세의 마령으로 숨 거둬명예 경주마 2호 '불굴의 경주마' 백광, 21세의 마령으로 숨 거둬Lo Chun Kit

불굴의 경주마 백광이 복귀전으로 택한 것은 1900M의 SBS배, 아쉽게도 4위에 머물렀지만 '은빛 가속도'라는 별명답게 대통령배(G1)에서 준우승에 자리하고, 일반 경주에서 1, 2위를 다투며 추입의 정석으로 경마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故이수홍 마주는 백광의 명의로 대통령배(G1) 준우승 상금을 전액 장애 어린이에게 기부하며 대한민국 최초 동물명의 기부 제1호에 올랐다.

하지만 경주마 일생의 비교적 많은 마령으로 출전을 이어오던 백광은 또다시 계인대염과 더불어 중수골골절을 겪었고, 마지막 휴양을 보낸 후 KRA컵 클래식(G3)에 출전, 6위에 자리한 후 경마 팬들이 주관한 은퇴식을 마지막으로 주로를 떠나며 경주마생을 마무리 지었다.

또한, 씨수말 생활을 마친 백광은 명예 경주마 사업 제2호로 선정되어 안성팜랜드의 초지에서 남은 여생을 보냈으며, 故이수홍 마주의 자녀들과 경마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사 행사에 반가운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광은 해당 행사에서 조금 수척한 모습에도 경마 팬들이 가져온 당근 간식과 초지의 풀에 먹성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었다. 그런 긍정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마령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백광은 안타깝게도 지난 9월 30일 월요일에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백광은 한국경마의 역사를 써 내려간 주인공들 중 하나다. 기념비적인 업적과 훌륭한 선례를 남겼고, 경마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그 역사를 떠나보냄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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